본문 바로가기

일상을 넘어서 : 수익화 지향/사는 재미

레이니어체리

반응형

어떤 음식평론가가 '죽기 전에 꼭 먹어야하는 식재료'로 꼽은 레이니어 체리가 지금 코스트코에 나와있다. 1년 중 딱 이맘때만 팔기 때문에 6월이 되면 코스트코에 자주 가서 파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코스트코 레이니어 체리


가격은 해마다 다르지만 올해는 16,000원 정도에 나와있다. 1년 중 이맘 때만 먹을 수 있고 나처럼 두세팩을 한꺼번에 집어드는 사람들도 많아 약간의 희소성이 있는데다, 원래 비싼 체리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저 정도면 체리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니.

레이니어체리는 미국의 산 중에 레이니어산이라는 곳의 이름을 따왔다고 하는데, 그 지방에서 교배에 성공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짙은 빨간색 체리와 달리 노란색과 주황색이 그라데이션(?)으로 섞여있는 색깔이라서 모양만 봤을 때 체리 맛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방울토마토 맛이 연상되는 생김새다.

그런데 체리 맞다. 씹히는 느낌에 위화감이 없이 뭉그러지지도 않고 삐걱대지도 않는 딱 적당하게 씹히는 과육에, 별도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혀로 간단히 발라지는 씨, 바로 그 체리 말이다.

과일의 씨를 입 안에서 발라낼 때, 가령 그것이 자두처럼 혀 뿐 아니라 때로는 이빨이라는 기관까지 동원해야하며, 그러고도 시원치않는 결과로 과육이 상당부분 남아있는 씨를 입 밖으로 빼내어야 하거나, 수박의 그것처럼 아무리 조심스럽게 씨를 피해 씹다가도 원치않았던 씨의 맛을 봐야만 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레이니어 체리는 씨가 간단히 과육과 분리되어 빠른 속도로 체리를 먹을 때에도 성가시지 않다.

그런데, 체리와 다른 점이 있다. 레이니어 체리는 아주 달다. 붉은 체리에 비해 30% 정도 당도가 높다고 한다. 나처럼 단맛에 익숙치 않는 입맛에는 달다 못해 약간 쓰다고 해도 완전 거짓말은 아닐 정도로 달다. 그만큼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주 농후하게 달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모름지기 과일이 특출나게 맛있을때 흔히 "어우 달다!"라고 하는데, 레이니어 체리가 딱 그렇다.

이렇게 달지만 포도당 감소 효과가 있어서 당뇨병 환자도 먹을 수 있다고 들었다. 과하지 않게 먹는 과일은 제각각 좋은 효능을 뽐내는데, 체리 또한 여러가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불면증 있는 사람들이라면, 멜라토닌 때문에 잠이 잘 온다고 흔히 알려져있고, 그 외에도 항염증이나 항암효과, 혈압에도 좋고 비만에도 좋다고 한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껍질에 살짝 멍이 잘 든다고 할까, 색이 변하기 쉽다. 그런데 자두가 무르면 맛도 이상해지는 것과 달리 레이니어 체리의 멍은 맛을 그리 상하게 하지 않아서 그냥 먹어도 된다.

처음에는, 다른 과일에 비해 유독 빨리 상하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멍 잘드는 게 그냥 특성인 듯 하다.

코스트코에 가서 고민 없이 두팩 집어들었는데 벌써 다 먹었다. 한팩 더 살걸, 지금은 다 팔렸을 것 같다.

반응형